앞선 글을 통해서 소설 허생전에서 주인공이 장사를 통해 진정으로 추구했던 가치와 이상적인 사회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이렇듯 작가는 허생전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교훈적인 의미를 주고 양반들을 괴롭히는 통괘함 주었지만 결론을 살펴보면 실제 현실 사회에서는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작가의 기본적인 생각이 드러나기도 한다.
1. 이상적인 사회를 위해 허생이 버려야 했던 것들
허생은 조그만 무인도에 자신만의 이상적인 사회를 건설하지만 결국은 실패하고 조선으로 돌아오면서 무인도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공동체를 잘 유지하면서 평안하게 살 수 있도록 마지막 도움을 준다. 우선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고 필요하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깊게 고민한 후 이를 실천하는데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농사지을 땅과 함께 살아갈 가족이라고 생각하여 이를 지원해 준다.
반면 필요가 없는 것은 돈, 외부 세계와의 소통 및 배움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생각한 이유는 무인도에 온 목적이 가난한 서민들이 기존 생활과는 다른 새로운 곳에서 평등한 삶과 규칙을 누리며 농사를 통해 자급자족하면서 사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허생은 매점매석을 통해 얻은 막대한 돈을 모두 바다 한가운데에 버린다. 허생은 돈이 구성원들 간의 욕심과 갈등을 부추기는 원인이며 소유한 돈의 양에 따라서 구성원들 사이에서 다시 계급이 나눠져 버린다면 자신들이 떠나온 기존 사회와 다들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허생은 구성원들이 자급자족으로 생활을 한다면 외부 세계와 접촉할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배와 같이 밖으로 섬을 벗어날 수 있는 수단도 모두 없애 버렸다. 마지막으로 허생은 글을 아는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떠나는데 이러한 이유는 조선시대에서 글을 아는 사람들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있다. 글을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양반이며 이들은 계급사회를 조장하고 남을 가르치려고만 드는 서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 해로운 존재라 여꼈기 때문이다.
2. 아내를 통해 바라본 고단한 백성들의 모습
아내의 기준으로 허생은 글만 읽을 줄 알고 생활에는 도움이 안되는 무능한 남편이었다. 공부를 통해 관직에 오르기 위해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고 하루 종일 글만 읽으며 경제 활동을 하지 않는 허생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차라리 없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결국 허생은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공부를 중단하는데 소설에서는 아내가 남편의 큰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부를 중단시키게 한 악처처럼 그려지기도 한다. 하지만 조금 관점을 바꿔서 생각을 해보면 허생의 아내는 남편이 현실을 직시할 수 있기 한 인물이다. 처음에는 물건을 만들어보라고 하고 장사도 해보라고 하여도 자신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는 남편을 보고 도둑질이라도 하라고 소리치는 아내의 모습에서 우리는 당시 고단한 백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허생의 아내는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생계의 안정을 원했으며 이는 그 당시 평범한 서민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근본적인 문제였을 것이다.
작가는 소설의 초반에서 아내라는 인물을 통해 백성의 고단함을 표현하고 허생을 통해서 글만 아는 양반이 얼마나 쓸모가 없는 지를 이야기하려고 하였다.또한 허생은 나중에 도둑들을 만나는데 그들도 처음에는 도둑이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토지를 빼앗겨 농민으로 살아갈 수 없으며 굶어죽지 않기 위해서 결국 법을 어길 수밖에 없었던 것은 죽지 않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설의 초반에서 허생은 무책임하고 무능한 임금들과 양반을, 아내와 도둑은 가난에 굶주린 백성들을 보여주면서 대비를 극대화하고 있다.
3. 허생전의 결말을 통한 백성의 미래
소설 속 아내는 허생이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제사를 지내며 남편을 기억하는데 이는 지고지순하고 순박한 백성이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소설의 마지막에서 허생은 다시 아내를 버리고 떠나게 되는데 이 모습을 통해 작가가 보여주려고 했던 모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쉬운 결말이다. 다시 남겨져서 고통받는 아내를 통해 당시의 희망이 없는 백성의 모습을 그린 것인지, 또는 끝내 백성을 생각하 않는 양반을 표현하려고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희망보다는 이러한 현실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또한 무인도에서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나온 모습도 백성들이 스스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발전하기보다는 외부와 고립된 채 순박한 상태로 남기를 바라는 작가의 의도가 들어있다. 따라서 작가는 소설을 통해서 현실을 강하게 풍자하였지만 결국 세상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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